안도현 / 어둠이 되어
2018.03.27 by M.namu
산당화 / 김용택
2018.03.26 by M.namu
작은 기쁨 / 이해인
2018.03.24 by M.namu
매화송 (梅花頌) / 조지훈
2018.03.23 by M.namu
봄에 읽는 시 / 신현복
2018.03.21 by M.namu
봄 / 오세영
2018.03.20 by M.namu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2018.03.17 by M.namu
안도현 / 어둠이 되어 그대가 한밤내 초롱초롱 별이 되고 싶다면 나는 밤새도록 눈도 막고 귀도 막고 그대의 등 뒤에서 어둠이 되어 주겠습니다.
한편의 시 2018. 3. 27. 06:35
산당화 / 김용택 화병 아래 산당화 꽃이 떨어져 있네요. 팔 베고 모로 누워 꽃잎을 바라봅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산당화 꽃잎은 다섯 장이네요. 산당화 꽃잎이 다섯 장인 줄 알 때 그 때 사랑이네요. 산당화 산당화 꽃이 일곱 뼘 저쪽에 모로 누워 나를 가만히 바라보네요. 가지 말아요 가지 말아요 날 보고, 그가 말하네요.
한편의 시 2018. 3. 26. 15:54
한편의 시 2018. 3. 26. 06:17
작은 기쁨 / 이해인 사랑의 먼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져야 하네 아침에 눈을뜨면 작은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 보니 작은 기쁨들은 이제 큰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혼을 적시네 내 일생동안 작은기쁨이 지어준 비단 옷을 차려입고 어디든지 가고 싶어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웃어야지
한편의 시 2018. 3. 24. 07:49
매화송(梅花頌) / 조지훈 매화꽃 다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치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비단옷 감기듯이 사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암암한 옛 양자라 아리따운 사람이 다시 오는 듯 보내고 그리는 정은 싫지 않다 하여라.
한편의 시 2018. 3. 23. 07:57
봄에 읽는 시 / 신현복 봄을 알려거든 내밀한 발소리가 분주한 들로 나아가 나부터 깨어나자 봄은가장 외로웠던 길이 아닌 곳부터 더듬어 한 곳 소홀함이 없이 찾아온다 싹을 틔우고 강인하게 키우려 비바람에 냉정하게 흔들다 끝내 사랑받는 꽃으로 피워내고 조용히 제 자리로 돌아가는 봄은 분명 아름다움이다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리 살고싶다 봄의 정기를 받아 그리 살다가 그리 살았다 하고 싶다.
한편의 시 2018. 3. 21. 17:07
봄 / 오세영 봄은 성숙해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뜬 저 우수의 이미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한편의 시 2018. 3. 20. 12:24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한편의 시 2018. 3. 17. 0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