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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오세영

한편의 시

by M.namu 2018. 3. 2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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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오세영



봄은
성숙해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뜬 저 우수의 이미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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